 음악 듣는 습관이 점점 바뀌고 있다. 아주 예전엔 곡 단위로 들었는데, 언젠가부터 앨범 단위로 듣는 습관이 생겼다.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고3 때 오빠에게 아이팟 터치를 선물 받은 이후부터 그렇게 됐을 것이다. 그 전처럼 곡 단위로 듣다가는 커버플로우가 엉망진창이 될 것이 뻔했고, 나는 그런걸 절대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니까. 무조건 태그 정리 깨끗하게 다 하고, 커버 이미지까지 고해상도로 씌우지 않으면 곡이 아무리 좋아도 내 라이브러리에 남겨둘 수 없는 그런 성격.
습관의 시작은 정리벽 때문이긴 했지만, 그래도 그 결과는 나름 괜찮았다. 앨범 단위로 듣기 시작하면서 어떤 앨범이든지 첫 트랙부터 끝 트랙까지 쭉 이어서 듣는 것이 일상화됐고, 트랙 순서의 의미 역시 점점 와닿기 시작했다. 이 트랙이 왜 이 순서에 들어가 있는지, 아주 약간은 아티스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됐달까.
요새는 스튜디오 앨범 디스코그래피 단위로 듣고 있다. 물론 늘 그렇게 듣는건 아니지만, 흐름이 쭉 보이는게 몹시 재밌다는걸 깨닫고 난 뒤로는 오늘처럼 방에 있을 시간이 길게 나는 날엔 종종 그렇게 듣곤 한다. 아티스트 개인의 성향 변화를 보는것도 재밌고, 연도에 따른 트렌드 변화를 보는것도 재밌고. 늘 느끼지만, 음악 듣는건 정말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.
오늘은 케미컬브라더스 앨범을 쭉 달리는 중인데, 7시면 다 끝날 것 같다. 이거 다 들으면 뭐 듣지? 행복한 고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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